인사말  




안녕하십니까? 삼성출판박물관을 성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인사드립니다. 그간 저희가 마련한 전시회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책에서 찾은 희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분을 정중히 모시고자 합니다.

삼성출판박물관은 일제강점기, 1950년대, 그리고 1960년대를 되살펴보는 특별기획전을 통하여 여러분과 만나 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근현대사를 시대별로 반추하여 본 까닭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한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은 책은 그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시대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여실하게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책과 출판을 통하여 우리는 한 시대의 전반적인 모습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게 될 출판물들은 1970년대 우리의 자화상 그 자체입니다. 1970년대의 시작은 새마을운동과 경부고속도로 개통이었습니다. ‘잘 살아보세’의 구호와 ‘하면 된다’라는 기치 아래 이른바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우리의 1970년대는 수출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고도경제성장과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1977년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은 그러한 길에 세워진 하나의 기념비와도 같았습니다.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 나름의 빛과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고도경제성장은 많은 근로자들의 희생 위에서 가능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가운데 사회 분위기도 억압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른바 압축성장의 속도전 속에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지상주의가 팽배하고 전통적인 모럴(moral)이 무너지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였습니다. 문화적으로는 TV 수상기의 일반화와 함께 본격적인 대중문화 시대가 열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과 분위기 속에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1976)은 1970년대 정치 현실과 개발 독재의 실상을 알레고리 형식으로 그려내며 권력의 억압에 대한 개인의 주체적인 자세를 촉구하였습니다.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1974)는 1970년대 국가 권력과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비판하면서 산업화에 밀려난 하층민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이문열은 신(神)과 종교의 문제를 진지하게 천착한 <사람의 아들>(1979)로 문화적 파장을 크게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 보시게 될 출판물들은 이밖에도 매우 다양합니다. 문학, 사회, 학술, 잡지, 교과서 분야 등은 물론이고 1970년대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신문 스크랩 자료, 그 시기 우리 출판물의 수준을 가늠하게 해주는 대형판 미술 도서, 박정희 대통령 관련 사진첩 등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른바 산업화의 역군으로서 삶의 희망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산업화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며 민주화 운동에 나선 이들도 많았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그 모든 이들이 책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책을 통하여 1970년대의 전반적인 시대 상황을 돌이켜본다는 의미 외에도, 그 시대 우리 출판물의 실상과 수준을 살펴본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출판인들이 책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많은 독자들이 책을 아끼며 열독(熱讀)하였습니다. 열정을 갖고 헌신적으로 책을 만드는 출판인들과, 왕성한 지적 욕구를 가지고 책을 읽은 독서인들이 만들어낸 1970년대 우리 출판의 풍경과 만나보십시오.

앞으로도 삼성출판박물관은 그러한 출판인들과 독서인들이 만들어 온 우리 출판과 책의 역사를 소중하게 되새겨 나가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에 더욱 충실히 보답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9월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김종규